눈치

Daily Memo 2008/12/29 10:44 용비
요즘 예람이를 보면 정말 신기한 일들이 많다.
하루하루 늘어가는 어휘력과 표현력.
그리고 다양한 감정 표현.
두돌이 지나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반항기.
그리고 점점 더 늘어가는 눈치.

뭐 하나 신기하지 않은 것이 없다.

동생을 때리다가 엄마한테 혼나고,
뭔가를 집어 던져서 엄마한테 혼나고,
우유나 다른 음식들을 엎질러서 엄마한테 혼나고..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와 함께 보내다보니 
정작 자주 혼내는 사람은 엄마인데,
주말에 집에 있다보면
예람이는 엄마보다는 내 눈치를 더 살피는 것 같다.

어제는 애를 재우면서 희한한 경험을 했다.

자려고 불을 끄고 누워서
'예람이 자자. 아빠한테 와'
라고 말을 했더니 바로 와서 덥썩 안겼다.

그리고는 내 눈치를 보더니 슬금슬금 조금씩 움직여서
엄마가 있는 안방문 앞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전에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내가 한마디 하면 그대로 듣는 경우가 많다.

12시가 넘어서까지 안자니 매를 들고 혼내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바로 자는 것처럼 벌러덩 누워서 울며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잘못했다고 빌었다.
꼭 끌어안고 눈물을 닦아주며 
'이제 아빠랑 자자? 우리 착하고 이쁜 예람이. 아빠 안아 줄까?' 
묻자, 바로 '네' 하고 대답했다.

안고 한 10여분 있었을까?
잠든 예람이의 모습은 천사같았다.
우리 부모님도 나를 키울 때 나와 같았을까?

오늘따라 저 천국에서 지켜보실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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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연한 회색 빛깔을 띄고 있다.
사무실 창밖으로 멀리 내다보이는 이름 모를 산은 그리 높은 산이 아님에도 허리에 안개띄가 걸쳐서 있어 사뭇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아침에 나오면서 예람이가 '아빠 안고~'를 외치며 결사적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는 바람에 한바탕 실랑이를 했다. 예람이가 깨 있을 때 출근하게 되면 예람이의 우는 모습을 보며 출근하게 되어서 마음이 안 좋다. 아직도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예람이를 억지로 엄마한테 떨구고 나오며 들었던 예람이 울음소리가 귀에 쟁쟁거린다. 하지만, 그만큼 아빠를 좋아한다는 얘기가 되니 그걸로 위안을 삼아야할까?

문득, 사람 사이의 '정'이라는 낱말이 떠오른다.
나는 정이 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없는 사람인가?
인연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경우에 맞는 말은 아닌것 같다.
그렇지만, 그렇게라도 희망을 가져야 하는 것일까?

오늘 하루 어떤 일이 있을지 한치 앞도 모르는 사람으로서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소망을 품고 있으면 그만큼 긍정적으로 그 순간순간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아, 뭔가 심정이 복잡하다.
연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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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전배

Daily Memo 2008/12/28 20:16 용비
2008년 01월 02일.
티맥스소프트 연구소로 입사한 이후.
CS실에서 좋은 사람들 만나서 유쾌한 기억들로 일을 함께 했다.

2009년 01월 02일.
새로운 연구실 배정받아서 발령을 받는다.

오늘 교수님 면담을 하러 가보니
이미 교수님께서 추천을 하실 연구실을 결정하시고 후속조치까지 마무리하신 상태였다.
앞으로 내가 배워야할 바나 하고 싶은 일을 생각했을 때,
그 결과에 대해서 내가 생각해도 최선의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CS실에서 함께 했던 동료들과 언제 다시 일을 같이 할 수 있을까.
벌써 그들이 그리워진다.

내일이면 2008년의 마지막주가 시작된다.
부디 하나님께서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소망과 기대로 다음해를 맞이하게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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