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ies/육아일기'에 해당되는 글 36건

  1. 2017/04/05 용비 예린이의 돌직구
  2. 2015/07/05 용비 잊혀진 이야기 둘 - 변태 안마기
  3. 2015/07/02 용비 잊혀진 이야기 하나 - 똥냄새
  4. 2015/06/11 용비 립스틱 짙게 바르고...
  5. 2015/04/20 용비 몰라도 돼!
2017년 4월 1일. 만우절.

우리 가족은 아침부터 느긋하게 대전에 내려갈 준비를 했다. 대전 외가를 방문하기 위해서 선물을 하나 준비했다. 그것은 바로 우리 가족이 사용하던 거실에 있던 쇼파.
 
14층 아파트에서부터 1층에 주차해 놓은 차까지 열심히 날랐다. 너무 오랜만에 힘을 써서 오른쪽 등짝 근육이 꼬일 정도로. 숨을 쉴 때마다 뜨끔한 통증이 나를 울렸다. 역시 평소에 운동을 할 껄 그랬나 보다.(-.-) 약국에서 파스를 사서 3장 연짱 붙인 것은 결혼하고 12년 만에 처음이다. 얍실한 몸매지만, 힘쓰는 건 자신 있었는데. 흑. (물론 나만의 생각이다.)

7인승 올란도 2열까지 접어야 겨우 쇼파를 뒤에 실을 수 있었다. 문제는 아이들이 앉을 자리가 없었다는 것. 그래서 예람이와 예린이는 그냥 쇼파에 앉아서 대전까지 가야 했다.

솔직히 나는 은근 소심하다. 그래서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아이들이 안전벨트를 메지 않은 사실을 들켜서 벌금과 벌점을 받게 될까봐 국도로 가자고 주장했다. 그런데 우리 마님도 은근 소심하다.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생각보다 길이 막히지 않아서 약 3시간 반 정도 후에 대전 유성에 도착했다.

대전 유성에 진입할 즈음, 뒷자석에서 "언제 도착해?"라고 수시로 물어보며 정신 사납게 보채던 우리 따님. 뭔가 얘기를 하다가 만우절 이야기를 했다. 나는 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우리 딸. 만우절도 알아?"
"당연하지. 거짓말해도 되는 날이잖아?"
"오호라! 그렇취~"
이때부터 나의 전성 시대(?)에 있었던 만우절 에피소드 강의가 시작되었다.
"캬~ 아빠가 어렸을 때는 만우절날 수업시간에
선배들하고 자리바꾸고 선생님한테 얻어 맞고,
옆반하고 자리바꾸고 선생님한테 얻어 맞고,
선생님들께 선생님 찾는 연락왔다고 구라치고 교무실로 돌려보냈다가 얻어 맞고, 기타 등등등."
이상하게 이야기의 끝은 얻어 맞는 걸로 정리됐지만, 결론은 "공식적으로 거짓말 해도 되는 날!"이라고 알려줬다.

그런데, 똘똘한 우리 딸.
바로 돌직구를 하나 날렸다.
"엄마! 엄마는 너무 날씬하고 정말로 예뻐!"
어머. 아니 얘가, 겁도 없이, 감히.....(-.-)
운전하는 도중에, 순간 움찔했다.
옆자리에 앉은 마님께서 딸아이가 던진 돌직구를 받아주는 포수가 될지, 받아치는 타자가 될지 걱정되어 돌아보니, 다행히 주무시고 계셨다. 아 정말, 겁나게 다행이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왜 내가 놀라야 하는 거지? 아, 나 엄청 소심해졌구나.

사랑하는 이쁜 우리 딸, 예린아.
아무리 사실에 근거한 돌직구(?)라도, 던질 때는 사람과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 한단다.
그리고 가끔 커브나 싱커, 슬라이더 같은 것도 던지고 그래라.
엄마는 너를 너무너무 사랑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 심기가 불편해지면 아빠가 심히 곤란해 진단다.
나 좀 살려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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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예린.
요즘 사춘기입니다.
엄마 화장품으로 예쁘게 꾸미고, 좋아하는 남자 친구 목을 마구 졸라 대고...
아빠한테 이쁜 짓도 많이 하는 우리 딸 예린... 정말 요즘 얘 사춘기입니다.
말을 잘 안 들어요.

아무튼, 양재에 살던 둘째 고모가 이사를 가면서 사용하던 전기 진동 안마기와 의자를 가져가라고 해서
집에 가져다가 거실에 모셔 놨습니다.

아들 예림이와 딸 예린이가 안마를 받으려고 줄을 서 있습니다.
(아빠, 엄마도 안하고 있는데 이것들이..-.-)
어느 정도 키가 큰 예람이는 의자에 앉으면 안마기와 얼추 위치가 맞습니다.

스위치를 올리고 안마기가 안마를 시작합니다.
예람이가 한마디 합니다.
"어, 좋다.." (어처구니가 없어요.. 정말)

이제 예린이 차례입니다.
예린이는 키가 좀.... 네, 더 자라야 합니다.
의자에 앉아서 스위치를 넣으니 안마기가 두들깁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우리 예린이 엉덩이를...ㅠ.ㅠ

물론 예린이도 한마디 합니다.
"아야! 야! 엉덩이는 때리지 마라!!"
순간 저는 울컥했습니다. 감히, 내 소중한 딸의 엉덩이를 때리다니. 그건 내꺼야!

그런데 우리 예린이.
계속해서 안마기와 대화를 시도합니다.
"야, 변태야. 아프다니까. 엉덩이 때리지 말란 말이야!"

이 순간. 저는 큰 결심했습니다.
우리 소중하고도 이쁜 딸의 엉덩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우리 딸 엉덩이.
이제 그냥 버리기로 했습니다..-.-

왜냐구요?
변태 안마기에게 더렵혀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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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문득 생각이 난다.

처음 결혼했을 때, 아내가 첫째를 임신한 것을 알았을 때, 첫째가 태어났을 때,
둘째를 임신했을 때, 둘째가 태어났을 때......

결혼 후 신혼 생활과 큰 아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며 즐거웠던 기억들,
둘째 아이가 태어나 아이들 두 명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기뻐했던 순간들...

그런데 문득 떠오른 생각 하나가 있다.
예전 싸이월드가 한참 유행일 때, 싸이월드에서 육아일기를 남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페이퍼라는 서비스가 처음 시작되었을 때,
비장한(?) 마음으로 아주 장황한 육아일기 한편을 페이퍼에 연재했다.

까맣게 잊고 있다가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하고도 한참 후에 육아일기를 옮겨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동안 방치했던 싸이월드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뿔싸. 페이퍼 서비스가 종료되어 페이퍼에 연재했던 장황한 육아일기는 찾을 길이 없었다.

기억을 더듬어 언젠가 써야지 하면서
이제까지 바쁜 일정에 잊고 있다가 거의 5~6년이 지나서야
그때 그 사건에 해당하는 잊혀져버린 글을 올리는 것 같다.

때는 첫째 예람이가 태어난지 어언..... 잘 기억 안 난다.
하여튼 예람이가 기저귀를 차고,
내가 리얼게인이라는 회사에 팀장으로 근무할 때니 대충 2007년이거나 2008년도였던 거 같다.

그때는 예람이가 2006년 12월 생이니 2~3살 경이었을까?
당시에는 바쁜 일 때문에 보라매 공원 근처에 있던 회사에서
부천 범박동에 있던 집까지 거의 매일 늦은 시간에 퇴근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고통스러웠던 때는,
아내는 피곤해서 잠을 자고, 아들 녀석은 잠이 별로 없어서 내가 안고 재워야할 때였다.
그냥 잠만 안 자면 좋은데, 왜! 왜! 왜! 안고 재울 때 꼭 똥을 싸냐고!!!

비록 기저귀를 차고 있었지만, 우리 아들 똥 냄새. 장난 아니다.
나이가 10살인 지금은 더 심하지만, 두어살 밖에 안 먹었을 때도 똥냄새는 발군이었다.
기저귀를 열고, 물티슈로 엉덩이를 닦을 때면.... 그냥 숨을 참았다. 다 닦을 때까지.
닦다가 조준을 잘못해서 손에 묻을 때는 정말.... 제길. 지금도 울고 싶다.
이순신 장군께서는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하셨지만, 정말 그때의 내 심정은 누구에게라도 말하고 싶었다.
우리 아들 똥냄새를.

하여튼, 그때 기저귀를 갈면서 아들에게 말했던 것 같다.
"아들아, 넌 언제 기저귀 혼자 갈래?"

그런데.
그렇게 살아가던 어느 날.
그날도 역시 밤늦게 퇴근했다. 피곤한 마님은 내가 들어올 때쯤 되니 주무시고 계시고..
거실에 있던 아들 녀석이 나를 반겼다. 이뻤다. 안아주고 싶었다.
역시 아빠를 반기는 것은 아들밖에 없구나. 두 팔을 벌리고 한 달음에 다가갔다.

그런데.
어디선가 냄새가 났다. 순간 나는 내가 개똥 밟은 줄 알았다.
신발에 묻었나 살펴보니 안 묻었다. 난 심각해졌다. 양말에 묻었나 싶어 양말을 벗어 냄새를 맡아 보았다.
역시 발냄새만 났다. 더 심각해졌다. 옷에 묻었나 싶어 옷을 다 벗어들고 냄새를 맡아 보았다.

한참을 설레발을 치다 보니 결정적으로 잊고 있던 것이 생각이 났다.
왜 아들을 먼저 살펴볼 생각을 못했을까?
그렇다. 내 아들이 범인인 것 같았다. 그래서 바로 아들에게 달려가서 엉덩이를 깠다.
그런데 왠걸? 기저귀가 보여야 하는데 살이 보였다. 깨끗했다.

용감하게도 아들에게 기저귀를 안채우고 데리고 있었던 마님의 용기에 찬사를 보냈다.
하긴, 우리 마님은 기저귀를 갈다가 아들녀석이 오줌을 싸면 순간적으로 기저귀로 오줌을 막을 정도로 순발력이 있었다.하여간 아들의 깨끗한 엉덩이를 보고 안심하고 아들을 안아 들었다.
그런데 냄새가 몇배로 심해졌다..ㅠ.ㅠ. 에이씨.

아들을 데리고 욕실로 들어가 바지를 벗기고 엉덩이를 씻겼다.
똥구녕 사이로 똥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마치 나를 놀리는 것 같았다. 아니, 인사했나? ㅠ.ㅠ
깨끗하게 씻기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나니 아들 녀석 엉덩이가 뽀송뽀송했다.
들어간 김에 나도 씻고 나와서 잠을 자려고 들어가는데, 왜일까?
거실에서 여전히 똥냄새가 났다. 이런 망할. 도대체 뭐야, 이건?

그때부터 똥냄새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거실 구석구석을 뒤진 끝에 범인을 잡았다.
범인은 부엌 한구석에 놓여 있던 휴지통이었다.
쓰레기통에는 우리 아들의 소중한 똥(?)이 잔뜩 묻어 있는 기저귀가 거꾸로 쳐박혀 있었다.

난, 순간 안방으로 돌진해서 마님을 들이받으려고 깨웠다.
아니, 이 여자가 왜 아들 기저귀를 갈고 나서 똥을 그대로 쓰레기통에 쳐박아 놔?
그런데 우리 마님. 자기는 기저귀를 간 적이 없다면서, 잘 자는 사람 깨웠다고 오히려 나를 혼냈다.
들이받지 않기를 잘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
아빠의 독백을 들었던 우리 아드님께서 자기 혼자 똥을 싸고 기저귀를 벗어서 쓰레기통에 쳐박아 놓은 것이다!!!
나는 똥냄새로 우리 아들의 진가를 발견했다!

이 얼마나 천재와 같은 아들인가?
그 나이에 혼자 똥싼 기저귀를 벗다니. 옷에 똥도 안 묻히고.
그 나이에 아빠를 감쪽같이 속였다. 얼마나 대단한가?
우리 아들 대단하다고 혼자 신나서 잠들 때까지 안고 거실에서 돌아다녔던 기억이 엊그제의 일 같다.

그런데 갑자기 짜증이 난다. 주변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다.
그 지독했던 예람이 똥냄새가... 무려 7~8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난다.
에이. 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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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은 잡을 수 없다.
첫째 예람이가 태어나서 같이 웃고, 기뻐했던 적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흘렀다.
그리고 둘째 예린이가 태어난지도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솔직이 이제 더 이상 육아일기를 쓸 내용이 없을 줄 알았다.
애들이 그만큼 컸기 때문에....

하지만, 왠걸?
아이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자라면서 끊임없이 나에게 사건을 만들고
웃음짓게 하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우리 딸, 예린. 8년의 시간을 보낸 우리 따님이 이제 멋의 세계를 알았다.

사건은 이렇다.
맛있게 수박을 먹은 후, 나는 방에 들어가 누웠다.
그리고 우리 예린. 아빠를 너무 좋아하는 우리 예린이가 아빠를 따라서 안방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뒤이어 들어온 우리 마님. 갑자기 나보고 한마디 하신다.

"자기야, 얘좀 봐."
"왜?"
"갑자기 한 밤중에 예린이가 립스틱을 발랐어. 요즘 얘가 왜 이렇게 멋을 내?"

순간 움찔해서 돌아보니 정말 예린이의 입술 색깔이 분홍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저건.. 도대체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그냥 안 어울렸다. 우리 이쁜 딸 주둥이가 조동이가 되어 부렀어. 이상해졌어..ㅠㅠ

순간 떠오르는 생각.
"내일이면 잊으리, 꼭 잊으리. 립스틱 짙게 바르고~~~~ "

하지만, 그 나이 때는 멋을 내려고 하는 시기라 그런가보다 생각도 들었다.
다만....
딸아. 아빠한테 엄마 화장품 발라주려고 달라붙지만 말아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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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도 돼!

Diaries/육아일기 2015/04/20 08:33 용비
며칠 전의 일이다.

요즘 딸 예린이가 심상치 않다. 사춘기인가?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우리 딸은 자기 방에서 혼자 자겠다고 해서 이불을 새로 사줬더니 얼마 못가서 다시 안방에 찾아왔다. 이유는, 혼자 잠을 자려고 하니 무섭고 잠이 안 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내 옆에서 내 손을 꼭 잡고 잠을 잔다. 엄마 옆도 아니고..ㅠ.ㅠ

그 날도 언제나처럼 잠을 자기 위해서 안방에 이부자리를 펴고 누웠다. 그런데 아뿔싸! 자리를 잘못 잡았다. 평소에는 아내와 나 사이에 예린이가 누워 자는데, 그 날에는 아무 생각없이 예린이를 한쪽 구석으로 몰고 아내와 내가 나란히 누웠다. 평소처럼 예린이 손을 잡으려고 하는데 예린이 손이 항상 있던 자리에 없었다.

왠일인지 돌아보니 예린이가 한쪽 구석에서 등을 돌리고 못본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난감했지만, 즉시 수습에 들어갔다.

"우리 딸. 아빠 손!"
"싫어. 아빠는 엄마랑 자!" (응? 그거야 당연하지. 근데 왜 이런 일로 니가 삐지는 건데?)
"아니야, 예린이가 엄마랑 아빠 사이에서 자야지. 자 이리와, 아빠가 옮겨줄께. 그런데 우리 딸 손이 어디갔지?"
"몰라도 돼!"

이렇게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야기가 조금 더 진전되었다.

"우리 딸. 냄새 나네. 우리 딸 방귀 냄새인가?"
원래는 "아니, 나 아니야" 이렇게 얘기했어야 했는데,
그때부터 우리 딸, 모든 대답이 "몰라도 돼!"였다.

"아빠랑 엄마가 옆에서 자는데 왜 우리 딸이 삐졌지?"
"몰라도 돼!"
"그럼 니가 가운데 올래?"
"몰라도 돼!"

졸립기도 하고, 달래는 데 지치기도 해서 마지막으로 물었다.
"우리 딸, 이름이 뭐였더라?"
"몰라도 돼!"

그때부터 나의 폭주(?)가 시작되었다.
"오, 그래? 야, 몰라도 돼! 이제 자자."
"몰라도 돼! 아빠 손잡아줘!"
"야, 몰라도 돼! 너 자꾸 그러면 아빠가 또 육아일기에 올린다!"
"...."

결국 예린이 울었다. 그것도 서럽게. 한밤중에 애 울렸다고 마누라한테도 혼나고..-.-
그런데 결국 왜 아빠랑 엄마가 나란히 누워 자는데 삐졌는지 대답을 못 들었다.

얘가 벌써 사춘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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