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살면서 수십년 동안 한번도 싸워보지 않았다는 분들이 주변에 아주 드물게 보인다.

사실일까하는 의구심이 들면서도 그분들의 사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저분들처럼 생활하는 이들은 싸울 일이 없을꺼야.
아니 어쩌면 싸울 일이 없어서 지금처럼 살고 계시는지도 모르지'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결혼 전만 하더라도, '도대체 싸울 일이 뭐가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니 아주 사소한 다툼도 싸움으로 보는 나에게 있어
싸우지 않고 산다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불가능해 보일만큼.

하지만, 웃긴 건 그 싸움의 결론이 항상 딱 두가지라는 거다.

첫째는 남자인 내가 결국 나쁜 녀석이 된다는 것.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가 더 참지 못해서 잘못한 거고,
내가 더 배려하지 못해서 잘못한 거고, 내가 더 이해하지 못해서 잘못한 거고,
내가 더 사랑해 주지 못해서 잘못한게 되는 거다.

미치고 펄쩍 뛸 만큼 억울하고 짜증나지만,
내가 이렇게 살아야하는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지만, 어쩔 수 없다.
내 아내와 아이들은 내가 절대적으로 지켜줘야할 대상들이라고
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한 그런 결론이 내려지게 마련인것 같다.

둘째는 '칼로 물 베기'라는 말처럼,
'내가 널 사랑하기 때문에 싸우게 되는 거야' 라는 게 되버리는 거다.
정말이지 우습게도 이혼을 생각할 만큼 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결국 '내가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라는 아내의 말 한마디에,
그것이 내가 사랑하는 아내의 사랑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납득하는 그 순간,
지나온 일들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버렸다.

그렇다. 부부싸움의 결론은 항상 나에게 있어서 저 위의 두가지다.
내가 나쁜 녀석이 되는 결론을 맞이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끔 '우우욱' 하고 튀어오늘 때가 있다.
그렇게 되면 부부싸움을 하게 되는 거다.
소리없는 표정으로 '나 지금 기분 무쟈게 나빠'라는 인상을 팍팍 풍기면서.

도대체 왜 이렇게 소득없는 일을 반복해서 저지르는 걸까, 나는.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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